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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과 양질의 점토가 있고 운송수단이 편리한 강이 마을 앞에 있어서 점(店)이 이루어진 점마을에는 한강변의 제의식(祭儀式)이 수 백 년 행하여져 내려왔다. 마을 뒤 두어 아름되는 큰 소나무 두 그루를 치성목(致誠木)으로 지정하고 매년 음력 2월 1일과 10월 1일에 마을의 안녕과 무병장수를 비는 치성제를 올렸다.

일진 좋은 남자 3명과 당주 1명을 뽑아서 남자들만이 토기공장이나 헛간에서 음식을 마련한다. 생선 같은 비린내는 금하고 떡시루에 떡을, 놋으로 만든 새옹에다 밥을, 아침에 밥에 누룩을 섞어서 저녁에 짠 조라술을, 과일은 밤과 대추 두 가지만을 치성목 앞에 진설하고 제사를 드린다. 제사를 마치면 치성목에다 떡을 조금 떼어 달아놓고 나머지는 동네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준다. 그리고 집집을 돌아다니면서 소리를 하여 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런데 이백년도 훨씬 넘은 치성목을 누군가가 철사줄로 남밑둥에 묶어서 말라 죽게 하였다.

1979년 취락구조 개선으로 원주민들은 거의 떠나고 양원기(梁元基) 노인만 홀로 남아 치성제를 지내오다 20년 전부터는 영영 치성제를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